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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쿠의 움직이는 城 (Haku's Moving Cas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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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 더 레전드>위험한 이들이 선해지기까지 by 하쿠


CIA 사상 최고의 요원이었으나 이제는 은퇴한 프랭크(브루스 윌리스 분)는 여자친구 사라(메리 루이스 파커 분)와 평화로운 삶을 만끽하고 있다. 그러나 자신은 알지 못하는 '밤 그림자' 작전 탓에 마빈(존 말코비치 분) 등과 위기에 빠진다.

누명을 벗기 위해 사라진 비밀무기 '밤 그림자'의 행방을 쫓는 프랭크와 그것을 손에 넣으려 혈안이 된 미국 국방성, 영국 MI6, 러시아 정부. 미국 정부의 의뢰를 받은 킬러 한(이병헌 분)은 프랭크와의 악연을 떠올리며 복수심을 불태우고, 러시아의 이중스파이 키자(캐서린 제타 존스 분)와 전설적인 저격수 빅토리아(헬렌 미렌 분)도 움직인다. '밤 그림자'를 쫓던 프랭크 팀은 그것을 제작한 천재 물리학자 베일리(앤서니 홉킨스 분)에게서 숨긴 장소를 듣게 된다.

'세 특공대'와 함께 2010년 등장한 <레드>

2010년 할리우드엔 서로 다른 색깔을 가진 특공대 세 팀이 출동했다. 이제는 <쉰들러 리스트>보다 <테이큰>의 액션 스타로 먼저 기억되는 리암 니슨을 앞세워 동명의 TV 시리즈를 영화로 옮긴 <A-특공대>, 1980~1990년대 극장과 비디오가게를 주름 잡던 실베스터 스탤론, 아놀드 슈워제네거, 브루스 윌리스가 한자리에 모인 꿈의 프로젝트 <익스펜더블>, 신체 능력은 밀릴지언정 연기력만큼은 젊은 세대를 압도하는 모건 프리먼, 헬렌 미렌, 존 말코비치가 브루스 윌리스와 만난 <레드>. 뚜렷한 개성을 지닌 세 특공대는 각자의 방식으로 과거의 향수를 불러일으켰다.

Retired(은퇴했지만) Extremely(극도로) Dangerous(위험한 인물들)의 약자인 <레드>는 냉전의 산물이었던 은퇴한 스파이들이 정치적 목적에 의해 제거하려는 세력에 대항해 다시 뭉친 이야기였다. 나이가 들어 은퇴한 스파이지만 실력만큼은 녹슬지 않은 백전노장의 활약은 고전적인 분위기를 풍기면서 품격있는 웃음을 자아냈다. <스페이스 카우보이>와 유사한 노익장의 과시이자, <어쌔신>처럼 혈기 왕성한 신세대에게 날린 구세대의 한 방이었던 <레드>는 흥행에서도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다.


전편보다 커진 규모, 복잡해진 이야기

할리우드의 여타 속편과 마찬가지로 <레드: 더 레전드>도 전편에 비해 규모가 커졌다. 음모에 빠진 레드팀이 사라진 무기 '밤 그림자'를 찾아 동분서주하는 과정은 캐나다, 파리, 런던, 제네바, 모스크바 등으로 배경을 바꿔가며 숨 가쁘게 펼쳐진다. 쉴 새 없이 이동하는 여정에서 1편의 인물과 2편에 새롭게 추가된 인물은 각자의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하며 등장과 퇴장을 거듭한다.

냉전 시대에 활동했던 스파이를 제거하려는 <레드>에 비해 냉전의 유산인 무기 '밤 그림자'를 손아귀에 넣으려는 정치 세력에 저항하는 <레드: 더 레전드>는 한층 복잡하다. 선과 악, 아군과 적군이 분명하지 않은 불명확한 포스트 모더니즘의 경향을 받아들여 전통적인 피아 식별을 모호하게 만들었다.

프랭크는 각국의 이익을 떠나 이것은 옳고 그름의 문제라며 어느 손에도 '밤 그림자'가 들어가선 안 된다고 주장한다. 프랭크 주위의 스파이들은 그와 뜻을 함께한다. 이들은 극도로 위험한 인물들(레드)에서 소수의 선한 사람들(어 퓨 굿 맨)로 변한다.

<레드>에 비해 복잡해진 <레드: 더 레전드>지만 내부의 적을 주목하는 <미션 임파서블>이나 정체성의 질문을 던지는 <본> 시리즈만큼 흥미진진한 스릴러이진 않다. 그러나 노장들의 투혼이 발휘된 액션이나 로맨틱 코미디를 방불케 하는 웃음은 재미있다.

취조실을 탈출하는 브루스 윌리스의 액션은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한다. <더 퀸>의 우아한 엘리자베스 2세와 달리, <레드>에서 기관총을 난사하는 모습을 보여준 헬렌 미렌은 이번에도 달리는 자동차에서 적에게 쌍권총을 겨눈다.

<레드>에서 존 말코비치가 웃음을 담당했다면, <레드: 더 레전드>는 메리 루이스 파커의 독무대다. 은밀한 임무를 수행하는 남자 옆에서 모험과 스릴을 즐기게 되는 사라는 <나잇 & 데이>의 준 헤이븐스(카메론 디아즈 분)나 <트루 라이즈>의 헬렌 태스커(제이미 리 커티스 분)와 흡사하다. 어설픈 스파이 사라는 키자와 질투 관계를 형성하며 로맨스까지 선사한다.

여기에 새롭게 가세한 이병헌은 브루스 윌리스와 한판 대결을 벌이고, 수갑에 묶인 채 10여 명의 경찰과 격투를 벌이는 등 할리우드에서 액션 스타로서 자리를 굳건히 한다. <지.아이.조> 시리즈 스톰 쉐도우의 연장선에 있는 듯한 유사한 캐릭터 한은 엄청난 근육과 강렬한 눈빛을 자랑한다. 한이 내뱉는 한국어 욕설은 다른 할리우드 영화에서 만날 수 없는 장면으로 우리나라 관객만이 즐길 수 있는 재미다.


3편에선 누가 나올 것인지 벌써 궁금하다

근래 할리우드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끄는 <분노의 질주> 시리즈는 다음 편에 제이슨 스타뎀을 출연시켜 근육 수치와 속도를 보강했다. <익스펜더블 3>은 기존의 드림팀에 멜 깁슨, 성룡, 니콜라스 케이지, 스티븐 시걸, 웨슬리 스나입스가 동참하고, <레지던트 이블>의 여전사 밀라 요보비치까지 합세한다는 소문이 들린다.

그렇다면 <분노의 질주> <익스펜더블>의 액션파와 다른, 연기파들의 모임 <레드: 더 레전드>가 3편으로 이어진다면 나올 만한 배우는 누구일까? 1편이 모건 프리먼, 2편이 앤서니 홉킨스였던 걸 감안한다면  3편에선 토미 리 존스, 더스틴 호프만, 로버트 드 니로, 알 파치노 정도는 되어야 격이 맞을 것이다. 어쩌면 매기 스미스 같은 여배우가 나올지도 모르는 법. 다음 편에 누가 나올지, 그리고 이병헌은 계속 나올 것인지 궁금하다. 물론 <레드: 더 레전드>가 만족스러운 성적을 거둬야 3편도 가능하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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